중국의 임시병원 건설 기간에 ‘영웅’으로 불렸던 인부들이 회사 측의 임금체불과 다른 지역주민들의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광저우 출신 건설인부 장숭쥔은 지난 12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후베이성 우한의 레이선산(雷神山) 병원 건설에 참여했지만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쫓겨나듯 떠나온 사연을 밝혔다.
중공 바이러스(우한폐렴) 전문 응급병원인 레이선산 병원은 병상 1600개의 대규모 시설로, 수만 명의 건설인부들이 밤낮없이 일해 착공 2주 만에 완공됐다.
그러나 병원 완공 후 인부들은 일부만 받고 오히려 죄인 취급을 받으며 쫓겨나듯 인근 후난성으로 끌려 나왔다는 게 장씨의 주장이다.
이에 따르면 장씨는 근로계약서 작성 없이 일당 500위안(약 8만6천원)을 현금으로 받았다.
그런데 장씨는 이후 다른 인부들과 대화 도중,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 측에서 임금을 가로채고 일부만 지급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피땀 흘려 번 돈을 빼앗긴 데 분노한 장씨는 지난 8일 우한 봉쇄가 풀리자 동료 인부들과 함께 차를 몰고 우한으로 향했다.
우한시 정부 민원창구로 가서 건설사가 임금을 가로챘다는 민원을 제기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창구 도착 전 중국건축공정총공사 3국에서 보낸 직원 20여 명에 의해 둘러싸이게 된 장씨 일행은 뙤약볕 아래서 9시간 동안 물과 음식도 없이 강제로 쭈그려 앉아야 했다.
결국 일행 중 한 명이 실신해 쓰러지기까지 했다.
장씨 일행은 ‘강제 억류와 레이선산 건설에 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겠다’는 각서에 서명할 것, 레이선산에서 일했다는 증거물이 될 만한 사진이나 영상을 스마트폰에서 삭제할 것 등을 회사 측으로부터 강요받다가 우한에서 쫓겨났다.
장씨 일행의 곤욕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 후 며칠간 숙박업소에서 모두 투숙을 거부해 차 안에서 잠을 청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우한을 다녀와 병을 옮길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집을 떠나와 저렴한 숙소 머물며 일거리를 찾아 떠돌이 생활을 하는 장씨 일행은 “우리는 며칠간 쫓겨 다니고, 문전박대당하고, 격리됐다.
우리는 이제 그냥 난민”이라며 “살아생전에 다시는 우한에 가지 않겠다”고 억울한 심정을 쏟아냈다.
>
‘영웅’에서 노숙자로 전락…가는 곳마다 냉대우로 한에 본사를 둔 중국건축공정총공사는 1~8국의 시공법인과 직원 수 12만명에 이르는 중국 최대 건설기업으로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명단에 8년 연속 선정됐다.
회사 3국 최고경영자(CEO) 겸 사내 공산당 위원회 서기인 첸웨이궈(陈卫国)는 지난달 28일 관영 CCTV 인터뷰에서 “레이선산 건축을 위해 전국에서 3만1천명을 모집했다”며 모든 현장 근무자들을 ‘영웅’으로 부르고 “명예로운 증명서를 나눠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교대근무 없이 방호복을 입고 외벽 작업을 했던 장씨는 “우리가 받은 건 의료 진단을 받았다는 증명서 한 장뿐이었다”며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병원이 완공된 후, 인부들은 지정 격리시설에서 14일 동안 격리조치를 당하고 중공 바이러스(우한폐렴) 진단검사를 받아야 했고, 때로는 관련 비용을 자부담해야 했다.
>
장씨는 자신의 딱한 처지를 알게 된 네티즌들로부터 격려금을 받았다고 했다.
20위안에서부터 100위안(약 1만7000원) 정도 되는 금액이었다.
장씨는 모두 돌려줬다며 “오직 정의를 원한다”고 했다.
지난 며칠 동안 건설사 연락만 기다리며 공원 잔디밭에서 노숙했다는 “목숨 걸고 일한 우리 일선 노동자들이 받는 대우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성토했다.
레이선산 병원 건설에 참여한 또 다른 건설인부 황 모씨는 고향인 귀저우로 돌아가기까지 한 달 이상 격리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중간 경유 도시마다 2주간 격리를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황씨는 에포크타임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일자리를 얻으려 면접을 하면, 전에 어디에서 근무했냐고 물어본다.
우한이라고 답하면 즉각 거절당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장씨가 제기한 임금 가로채기 외에도 부당한 급여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3월 산시(山西)성의 한 병원에서는 일부 관리직 직원들에게 일선 의료진보다 3~4배 많은 급여를 지급한 정황이 드러나 사회적 물의를 빚은 끝에 병원장과 부원장이 사임하기도 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어 온라인 의료포럼인 딩샹위안(丁香園)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바이러스 치료에 헌신한 의료인에게 약속했던 ‘특별 보상금’을 받았다고 답한 사람은 전국 1900명 중 12%에 불과했다.